어릴 적 아팠을 때, 동네 약국에서 약사 선생님이 건네주신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됐던 기억이 있다. 단순히 약만 주는 곳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따뜻한 공간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약국 가는 게 왠지 모르게 어색해졌다. 예전처럼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뭔가 딱딱해진 느낌이랄까…
그러다 이 영상을 보게 됐다. 루멘테라라는 회사가 만든 ‘플랫팜’이라는 약국 플랫폼이 전국 약국의 절반이나 입점시켰다니, 대체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
영상을 보니, 루멘테라가 기존의 제약사-약국 간 거래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꿨다고 한다. 과거에는 약국에서 약을 주문하려면 제약회사에 전화해서 담당 영업사원을 소개받고, 직접 만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월말에 또 만나서 결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플랫팜은 온라인에서 간편하게 약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이런 비효율적인 대면 영업 방식을 확! 바꿔버린 거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세대교체와 팬데믹이라는 사회적 흐름이 있었다고 한다. 젊은 약사들은 대면 영업에 부담을 느끼고, 잦은 담당 영업사원 변경으로 인해 관계 유지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중장년층 약사들조차 비대면 구매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영상을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루멘테라가 영업 조직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플랫폼 도입으로 인해 영업사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서, 루멘테라는 영업 직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CS 업무와 수금 업무를 플랫폼에서 처리하도록 해서, 영업사원들은 제품 소개와 관계 형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혁신은 무조건적인 파괴가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과 조화를 이루면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성장 요인, 약사 출신 창업 멤버의 힘
루멘테라의 빠른 성장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약사 출신 창업 멤버들이 약국 영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아니까, 약사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기능을 플랫폼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는 결제 기능을 제외한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영업 조직의 사용을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플랫폼을 확산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유한양행의 입점이 다른 제약사와 약국의 입점을 촉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마치 “유한양행이 들어왔으니, 우리도 믿고 써볼까?” 하는 심리였을 것 같다.
플랫폼의 미래, 그리고 나의 생각
현재 루멘테라의 타겟 시장은 일반 의약품 직거래 시장이라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문 의약품 시장으로 진출하고, B2B를 넘어 B2C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2026년까지 전국 약국의 70%를 플랫폼에 가입시키는 것이 목표라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예전에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차갑고 비인간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루멘테라의 사례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플랫폼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기존의 시스템을 보완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인 것 같다.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고,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미래에는 약국에서도 AI 약사나 로봇이 약을 조제해주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약사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공감 능력은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기술과 인간의 조화가 중요한 게 아닐까?